월아천(月牙泉)
임보
월아천은 우리 집 근처에 있는 중화음식점 옥호다.
흔히 볼 수 있는 루(樓)나 관(館)이나 옥(屋) 같은 꼬리를 달지 않은,
음식점 치고는 좀 특이한 이름이다.
달[月], 어금니[牙], 샘[泉]
아니, '달의 어금니 샘'이라니……
저 중국의 고비사막 가운데 자리한 둔황(敦煌)이라는,
천불동으로 유명한 신비의 도시,
그 인근에 '모래가 운다'는 명사산(鳴沙山)이란 모래산이 있다.
월아천은 그 명사산 안에 자리한 초승달 모양의 오아시스다
길이 150m, 폭 50m의 사막 안의 맑은 호수인데
수만 리 밖 곤륜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땅속으로 스며든 것이란다.
월아천(月牙泉) 앞을 지날 때마다
내가 아직 보지 못한 반달 모양의 그 오아시스가 떠오르고
내가 아직 듣지 못한 명사산의 모래 울음소리가 떠오르고
순한 낙타며, 끓는 노을이며, 주먹 같은 별들이 아른거린다.
나는 지금 월아천에 간다
달의 이빨처럼 구부러진
군만두 한 입
베어 물 작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