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 장모님 우리 장모님
임보
96회 장모님 생신을 맞아
8남매의 자식들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생신날에
노인이 그만 몸져 누우셨습니다
아마도 자식들 멕이려
이것 저것 준비하다 몸살이 났던가 봅니다
병원에 모시고 가려고 옷을 입히려다 보니
누덕누덕 기운 빤쓰가 말이 아닙니다
사다 드린 새것들도 많은데
왜 이런 걸 입고 계시냐고
자식들이 투덜거리면서
바꿔 입혀 드렸습니다
병원에서 영양제를 맞고
기운을 차린 노인이 집에 와서
입었던 헌 빤쓰를 찾습니다
낡아서 그냥 버렸다고 둘째 딸이 대답했더니
아직 쓸 만한 걸 버렸느냐고
땅을 치며 대성통곡을 하십니다
새벽 2시에 나가 가로등 밑에서
맏사위 생각고 떨어진 은행알을 주우신 분
팔남매를 잘 길러 놓고도 아직
혼자 꿋꿋이 지내십니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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