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소
임보
나는 한 곳에서 40년을 버티며 사는데
근래에 지번이 몇 번 바뀌었다
쌍문동 422-127번지가
도로명 주소로 바뀐다며
우이동길 194-5가 되더니
몇 달 안 가서 다시
삼양로 538-17로 바뀌었다
문패며 명함이며 편지 봉투며
몇 번 찍었다 버렸다
쳐다볼 이도 별로 없는 문패를
돌릴 곳도 별로 없는 명함을
보낼 곳도 없는 편지 봉투를
괜히 만드느라 번거롭기만 했다
찾기 쉽게 한다고
도로명 주소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택배 배달원들은
찾기가 힘들다며
과거의 번지를 전화로 확인한 다음
더듬거리며 찾아오기도 한다
‘우이동’이 더 가까운데
왜 ‘삼양로’란 말인가?
실은 나도 내 주소가 헷갈린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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