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교(敎) / 임보

운수재 2017. 1. 25.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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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상문답9

                                          임보

 


[물음]

 

어떤 사람은 예수의 길을 가고

어떤 사람은 석가의 길을 가고

또 어떤 사람은 공맹의 길을 갑니다

다 자신이 걷는 길이 제일이라고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 길인지요?

 

 

[대답]

 

길은 서로 같지 않으므로

가는 길만을 보고 이르는 곳을 보지 못하는 자는

그렇게 고집할 수도 있다

서울에 이르는 길이 몇 갈래나 되느냐?

동서남북 수도 없이 많지 않느냐?

어찌 제가 가는 길만이 서울길이라고 고집한단 말이냐?

골고다의 길이나

설산(雪山)의 길이나

태산(泰山)의 길이나

그 이르는 곳은 다르지 않다

사랑과 자비가 무엇이 다르며

자비와 인()이 어찌 하나가 아니란 말인가?

어느 분의 길을 선택해 가느냐 하는 것은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네 몸과 마음의 화평을 좇아 할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직 누구도 가지 않은 새 길을

네가 비로소 열 수도 있지 않겠느냐?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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