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敎)
―산상문답․9
임보
[물음]
어떤 사람은 예수의 길을 가고
어떤 사람은 석가의 길을 가고
또 어떤 사람은 공맹의 길을 갑니다
다 자신이 걷는 길이 제일이라고 하는데
어느 것이 옳은 길인지요?
[대답]
길은 서로 같지 않으므로
가는 길만을 보고 이르는 곳을 보지 못하는 자는
그렇게 고집할 수도 있다
서울에 이르는 길이 몇 갈래나 되느냐?
동서남북 수도 없이 많지 않느냐?
어찌 제가 가는 길만이 서울길이라고 고집한단 말이냐?
골고다의 길이나
설산(雪山)의 길이나
태산(泰山)의 길이나
그 이르는 곳은 다르지 않다
사랑과 자비가 무엇이 다르며
자비와 인(仁)이 어찌 하나가 아니란 말인가?
어느 분의 길을 선택해 가느냐 하는 것은
네가 지금 있는 곳에서
네 몸과 마음의 화평을 좇아 할 일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직 누구도 가지 않은 새 길을
네가 비로소 열 수도 있지 않겠느냐?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메모 :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산상문답 11 <업(業)> / 임보 (0) | 2017.01.31 |
---|---|
[스크랩] 세상의 중심 / 임보 (0) | 2017.01.30 |
[스크랩] 색(色) / 임보 (0) | 2017.01.24 |
[스크랩] 내세--산상문답7 / 임보 (0) | 2017.01.23 |
[스크랩] 세상의 끝---산상문답6 / 임보 (0) | 2017.0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