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허전한 봄 / 임보

운수재 2017. 4. 13. 06:34

 


허전한 봄

                                             임보

 


수많은 봄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따스한 4월이 왔는데도

별로 마음이 경쾌하지가 않다

 

수십 년을 삼각산 밑 우이동 골짝에

터잡아 살던 두 어른이 떠났기 때문인가?

 

초하루엔 서촌 언덕의 김종길 시인이

91세로 떠나시고

초파일엔 동촌 물가의 황금찬 시인이

99세로 또 세상을 뜨셨다

 

꽃들은 예년처럼 다투어 피어나고

새들은 예년처럼 시새워 우짖건만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고

적막이 뿌옇게 피어난다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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