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지금이 괜찮다 / 임보

운수재 2018. 10. 19. 07:11





지금이 괜찮다

                                      임보

 

 

내 시()가 방송을 탔다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온다

 

무슨 일인가 궁금해서 알아봤더니

어느 티비프로에서 추억얘기를 하다가

한 진행자가

열일곱 살 때를 그리워하는 내 시

오빠가 되고 싶다를 읽었다는 것!

 

그동안아니, 한평생

임보가 얼마나 허접한 시인이었기에

겨우 시 한 편 읽히는 사건을 두고

지인들이 그렇게 호들갑을 떨었으리

 

내가 만일 브라운관에 몸소 등장해서

낭창*이라도 읊조렸더라면 난리가 날 뻔했다

 

다정한 친구들아!

내가 너무 떠서 유명해지기를 바라지 말라

그렇게 되면

바쁜 몸이 된 나를

그대가 어찌 쉽게 영접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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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창 : ()처럼 능청스럽게 읊조리는 임보의 시낭송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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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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