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자문

운수재 2020. 8. 30. 09:10

 

자문(諮問)

임 보

 

 

아내가 마트에서 산 물건들이

집에 배달되었다

 

배달된 상품들을 확인하던 아내가

식용유가 한 병 더 왔다며

어떻게 해야 할까를 내게 묻는다

 

돌려줘야지!”

무심코 내가 대답했다

 

그런데, 아내는 2층에 올라가

딸에게 다시 자문을 구한 뒤

내려오더니

 

그냥 두라는데?”

딸의 대답을 전한다

 

권사님 생각도 딸과 다르지 않는 걸

괜히 내가 번거롭게만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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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시> 2020.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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