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나를 까뭉개다
임 보
내가 표를 준 사람은 낙선을 하고
내가 드나든 설렁탕집은 문을 닫고
비가 오면 안방의 천정은 물이 새고
시를 팔아도 고료는 오지 않고
날마다 쓸모없는 수염은 잘도 자라는데
아내는 코로나 보조금이라도 받아보겠다지만
어디에 어떻게 신청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젊은 시절부터 내 이[齒]를 다 뽑아가
먹을 것도 제대로 못 씹게 하더니
늘그막엔 허리의 뼈를 비틀어
걷는 것도 괴롭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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