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장닭설법

화계삼소(華溪三笑) / 임보

운수재 2006. 7. 13. 10:43

화계삼소(華溪三笑)*  /   임보



일전(日前)에 난정(蘭丁)과 함께 화계사(華溪寺) 입구 우이연농실(牛耳硯農室)에 들러 시와 그림을 보면서 문배주를 서너 병 비웠는데 때가 자정이 넘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연농실주인의 백일(百日) 금주계(禁酒戒)가 깨지는 날이었다. 우리는 껄껄 웃으면서 화계삼소(華溪三笑)라고 농을 했다.


[주] 진(晋)의 혜원(慧遠)이란 중이 여산(廬山) 동림사(東林寺)에 머무르면서 호계(虎溪)라는 개울을 넘어 속(俗)에 접하지 않기로 스스로 안거금족(安居禁足)의 계(戒)를 두어 지키는데, 어느 날 도연명(陶淵明)과 육수정(陸修靜) 두 사람이 찾아와 놀다 돌아가는 배웅 길에 그만 호계를 넘고 말았다. 호랑이의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듣고서야 혜원(慧遠)이 파계(破戒)함을 알고 세 사람이 마주 보고 손뼉을 치면서 웃어댔다. 이를 일러 세상 사람들이 호계삼소(虎溪三笑)라 한다.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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