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나무를 보며 / 임보

운수재 2007. 6. 8. 06:38

 

 

 

나무를 보며 /  임보

 

이른 봄 돋아난 여린 잎은 나물이 되기도 하고

눈부신 꽃들은 벌들의 잔치마당이 아니던가?

 

여름 한낮 더운 몸을 식혀주는 서늘한 그늘

가을 저녁 짐승들의 빈 배를 채운 고소한 열매

 

사람들은 마른 가지로 겨울의 스토브를 덥히고

드디어 몸통을 잘라 집의 기둥을 삼기도 한다

 

나무의 한평생은 그렇게 베풂인데

너는 세상에 무엇을 준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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