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보며 / 임보
이른 봄 돋아난 여린 잎은 나물이 되기도 하고
눈부신 꽃들은 벌들의 잔치마당이 아니던가?
여름 한낮 더운 몸을 식혀주는 서늘한 그늘
가을 저녁 짐승들의 빈 배를 채운 고소한 열매
사람들은 마른 가지로 겨울의 스토브를 덥히고
드디어 몸통을 잘라 집의 기둥을 삼기도 한다
나무의 한평생은 그렇게 베풂인데
너는 세상에 무엇을 준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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