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결하라 / 임보
간교한 정치인들의 발바닥을 핥으며
나라의 돈을 쓸어다 기업을 만들고
그 돈을 빼돌려 치부를 한
그런 재벌이 아닌 자는 누구인가?
더러운 재벌의 꽁무니에 붙어
기업의 돈을 끌어다 정당을 키우고
감언과 이설로 국민을 기만한
그런 정당의 총수 아닌 자는 누구인가?
권력과 명예에 초연한 학자
사명감에 불타는 진실한 교육자
조국수호의 간성인 순수한 장성
간난한 병자를 버리지 않는 사랑의 의료인
그들은 지금 이 땅에 몇이나 되는가?
무사안일의 무능한 공무원
양심을 저버린 몰지각한 상인
허세와 사치로 근검을 잃은 주부
물정 모르고 방탕한 젊은이들
세상을 이꼴로 만드는데 한몫 거든
나 또한 공범자로다
불의를 보고도 지나친 비겁자요
주어진 책무를 소홀히 한 나태자요
사리사욕의 기회를 엿보는 이기주의자요
규정과 질서를 어지럽힌 범법자가 아니던가?
누가 돌을 들어 누구를 치리?
그러나 용서할 수 없구나
어떻게 일으켜 세운 나라인데
세계 만방의 웃음거리!
이 나라를 이꼴로 만든 주범들은 어서 나오라
역사와 백성들 앞에 무릎을 꿇고
스스로 머리를 깨뜨려 자결하라.
* 이 글은 IMF사태를 맞았을 때 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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