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을 씹으며/ 임보
오늘 아침 서울의 삼각산 밑
운수재의 조촐한 식탁에 앉아
향기로운 봄나물을 씹으며
먼 남녘의 신선한 바닷바람
따스한 봄 햇살 그리고
부드럽고 향긋한 산 냄새를 맡는다
멀리 보내온 이의
고운 마음에
문득
세상이 그렇게 삭막하지 않고
시가 그렇게 외롭지 않다
* 먼 남녘에 사는 생면부지의 어떤 이가 귀한 봄나물을 따서 속달로 보내왔다.
시로 말미암은 인연이 실로 놀랍고 고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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