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사(靈隱寺) 지나며/ 임보
중생들 가득 이고 있음인가
법당 안 늙은 목불(木佛)
고개가 지그시 기울어 있다
파인 기왓골마다
쑥대 달구개비 잡초들이
부스럼마냥 매달려
야단법석 떨고 있는
대웅전 그 큰 지붕도 기울어
법당 문짝 다 찌그러져 있다
이제 보니
천지(天地) 사방(四方) 산이란 산들도
수만 년 뿌리내린 초목군생(草木群生)들
그 등살에 다 주저앉아
그 형상들 다 뭉개져
코맹녕이
귀머거리
당달봉사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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