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날아가는 은빛 연못

장승 노래

운수재 2008. 12. 5. 10:27

 

 

 

장승노래/         임보

 

 

 

장승백이 골에는 걱정도 많아

하늘 장승 땅 장승 마주 앉아서

구슬 앓는 개똥이네 손님*도 쫓고

징용 간 머슴아들 명도 지키고

 

암장승 숫장승 마음도 고와

시집 못 간 큰애기 뒤고 봐 주고

하늘지기 건들 논에 물도 대 주며

삼백 예순 날 잠도 설치네

 

동지 섣달 벗은 오동 달 푸른 밤엔

장승백이 골에는 바람도 시려

아들 장승 딸 장승 발을 구르며

떼기러기 은하수에 눈만 비비네.

 

               * 손님 : 전염병의 미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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