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황소의 뿔

출근

운수재 2009. 4. 24. 07:03

 

 

 

출근/                임보

 

 

 

우리들의 전철은

움직이는 거대한 순대다.

 

출근하는 아침

우리들은 이미 생명을 벗은

철제 순대 속의 으깨진 밥풀이다.

 

우리들의 육신은

부부보다 더 깊게 손과 발이 바뀌어

서로 하나가 된다.

 

그러나 장쾌한 이 기쁨, 이 긍지

 

우리들은 으깨진 이 아침들을 모아

우리들의 바로 머리 위

햇볕도 찬란한 저 지상에

 

몇 대의 눈부신 캐디락을 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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