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재산/ 임보
우리들의 귀는
레일을 후비며 달리는
쇠바퀴들의 아우성 소리로
이미 점령당했다.
우리들의 눈은
벽들마다 내쏘는
광고들의 화살에
이미 시력을 잃었다.
우리들의 혀는
오랜 동면에 길들어
이미 굳어 있다.
우리들의 것으로
아직 빼앗기지 않고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지막 남은 순수 무기,
그대들을 향한 우리의 욕설도
우리들 양심의 울타리에 갇혀
스스로를 박탈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