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황소의 뿔

동여맬까 봐

운수재 2009. 5. 4. 07:24

 

 

 

동여맬까 봐/                        임보

―율(律)․57

 

 

 

비진도(比珍島) 숫바다 그 돌밭에서

연꽃 시늉한 돌 하나 만나

내 책상머리에 끌어다 놓고

밤마다 파도소리 듣고 있는데

 

오늘밤 매실주 홀짝이면서

내 소견 좁음을 다시 보네

뭘 하러 예까지 그걸 업고 와

얽힌 가슴 첩첩이 더 얽어매나?

 

허기사 차라리 정을 풀까 봐

먹물 같은 눈먼 정 바다만큼 풀어

이 반생(半生) 무거워 더디 가도록

얼키설키 이 세상 동여맬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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