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눈부신 귀향
동면(冬眠)/ 임보
겨울 산은 눈 속에서
오소리처럼 웅크리고 잠들어 있다.
산의 체온을 감싸고 돋아나 있는
빽빽한 빈 잡목의 모발(毛髮)들
포르르르
장끼 한 마리
포탄처럼 솟았다 떨어지자
산은 잠시 눈을 떴다
다시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