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이름날 일 / 임보

운수재 2018. 3. 6. 06:52



이름날 일

                                                                   임보

 


어느 성현은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음이 군자라고 했는데

나는 군자와는 거리가 먼 소인인가 보다

누가 혹 내 글을 읽어주지 않나 하고

매일 페북에 열심히 드나들고 있는 꼴이라니

 

그래봐야 백년하청,

세상은 임보를 거들떠도 안 본다

유명해지려면

방송이나 신문에서 연일 떠들어대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내겐 이름날 일이 없다

 

그렇다면

시류에 부응해서 나도 괴물이라도 한번 돼 본다?

나를 찾아오는 젊은 여성은 없으니

길 가는 여성이라도 붙들고 희롱을 한번 해 본다?

 

그러나, 만일 내가 그런 해프닝을 벌인다면

신문사나 방송국에서 찾아와

특종으로 보도하기는커녕

파렴치한으로 즉각 고발되어

경찰서의 유치장에 감금되고 말 게 뻔하다

 

세상의 주목을 받는 괴물도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니다

명불허전(名不虛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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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불허전 : 명성이나 명예가 헛되이 퍼진 것이 아니라는 뜻으로,

이름날 만한 까닭이 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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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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