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양
임보
양들은 드넓은 초원에서 떼를 지어 잘 살아가는데
험준한 바위 절벽에 붙어 사는 산양을 보면
연민의 정을 금할 수가 없다
양들의 나라에서 쫓겨난 유배양인가?
면벽 수행을 하려고 출가한 수도양인가?
티벳 고산지대의 원주민이 떠오르기도 한다
어쩌면 그들의 조상은
싸움을 모르는 무저항주의자들일지 모른다
쫓기고 쫓겨 벼랑 끝 절벽에 이른 평화주의자들
혹독한 이 세상에서 밀리고 밀려
시(詩)의 벼랑 끝에 겨우 매달려 있는 나도
어쩌면 산양의 후예인지도 모르겠다!
=========================================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메모 :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이름날 일 / 임보 (0) | 2018.03.06 |
---|---|
[스크랩] 외로운 초인 / 임보 (0) | 2018.03.02 |
[스크랩] 믿을 게 없다 / 임보 (0) | 2018.02.19 |
[스크랩] 내일에 대한 예감 / 임보 (0) | 2018.01.29 |
[스크랩] 돌이켜 보니 / 임보 (0) | 2018.0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