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우리집 풍경 2 --어느 월요일

운수재 2020. 4. 22. 05:00



우리집 풍경·2


어느 월요일

                                      임보

  

  

시장에 다녀온 아내 안 권사

안색이 좀 불편한 기색이다

 

부엌에서 일을 거든 딸년에겐

고분고분하면서도

내 말엔 시큰둥하다

 

뻔히 다 짐작이 가는

약발이 떨어졌다는 신호다

 

무슨 약발이냐고?

사업을 한 장남이 생활비를 댔는데

코로나 사태로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어이, 걱정 말어!

내가 있잖여, 내가!

매실주 한잔 헌 김에 큰소리치지만

 

쓸데없는 허풍이라는 걸

아내는 이미 훤히 알고 있다는 듯

별 반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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