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풍경·2
―어느 월요일
임보
시장에 다녀온 아내 안 권사
안색이 좀 불편한 기색이다
부엌에서 일을 거든 딸년에겐
고분고분하면서도
내 말엔 시큰둥하다
뻔히 다 짐작이 가는―
약발이 떨어졌다는 신호다
무슨 약발이냐고?
사업을 한 장남이 생활비를 댔는데
코로나 사태로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
어이, 걱정 말어!
내가 있잖여, 내가!
매실주 한잔 헌 김에 큰소리치지만
쓸데없는 허풍이라는 걸
아내는 이미 훤히 알고 있다는 듯
별 반응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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