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풍경·10
― 거실
임보
거실이라고 해 봐야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낀 마루
중앙에는 폭 70세티 정도의 정사각형 2인용 식탁이
두 개의 나무 의자를 거느리고 놓여 있다
전면은 마당을 내다보는 밀창으로 트여 있고
창문 앞엔 1m×2m의 기다란 탁자가 점령하고 있는데
탁자 위엔 컴과 프린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이 내 여름철 작업장이다.)
좌측 벽엔 아내의 가보 제1호인 대형 냉장고
우측 벽 수납장엔 책들과 자질구레한 물건들
후면 벽엔 책장과 진열장이 나란히 자리잡고
그 위엔 액자 <후은기(後隱記)>*가 걸려 있다
평소엔 식당 겸 내 바(bar)로 쓰이지만
어쩌다 손님이 오면 응접실로 변한다
응접 세트가 없어서
유사시엔 방석이 동원되기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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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은(後隱)은 조부님의 아호이며,
<후은기>는 이교의(李敎儀) 선생이 조부님을 기려 써 주신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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