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 운수재 풍경·20
임보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아내는 로또를 사야겠다고 한다
딸년은 우굴거리는 돼지꿈을 꿨지만
허사였다고 하면서 말리지만
아내는 기어이 사고야 말 것 같다
무슨 꿈을 꿨기에 그러는가고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발설하면 꿈의 효혐이 날아간다고
대답하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딸년을 꼬드겨 함께
복권을 사러 나간다
당첨금의 절반을 주기로 구두계약을 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팔아
나라가 돈을 챙기는 복권…
몇 장의 복권을 사서
일확천금의 꿈을 품고 살아가는 서민들
부디 그 소망이 이뤄지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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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권이 ‘꽝’이 되자, 아내는 꿈속에서 만났다는 어느 귀인에게 욕만 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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