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수석 -- 운수재 풍경 21

운수재 2020. 5. 9. 06:36



수석(水石)

운수재 풍경·21

                                          임보

 

 

30대 초반 한때 수석에 미쳐

매주 주말이면 청량리역에서

야간열차를 타고 단양엘 찾아갔다

 

충주호에 물이 차기 전

아침 이슬에 젖은 남한강변의 자갈들은

뜨는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황홀했다

 

그때 물정도 모르고 주워왔던

청평, 단양, 목계, 양수리 등의 돌들이

운수재의 마당에 여기저기 널려 있다

 

그대로 내버려 두었더라면

댐의 깊은 물 속에 편안히 들앉었을 그들이

내 손에 끌려와 지상에서 고행을 하고 있다

 

빛깔 바랜 그 돌들이

참 안쓰럽기만 하다.

 

================================================== 

 

Posts tagged as #자갈밭 | Picbabun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시대의 처세술  (0) 2020.05.14
저 늙은이  (0) 2020.05.12
로또 ㅡ 운수재 풍경 20  (0) 2020.05.07
운수재 풍경 15 -- 문갑  (0) 2020.05.05
운수재 풍경 --서재  (0) 2020.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