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임 보
하늘 깊이 끼룩끼룩 울며 날아가는
철새들의 비상― 시원하다.
붉게 익어 가며 맛이 깊어지는
과목 끝에 높이 매달린 과일― 향기롭다.
밤을 지새우며 어둠을 흔들면서 울어대는
풀벌레들의 소야곡― 왁자하다.
한가위가 가까워 오고 달이 만월에 이르는 밤
고향에 이르는 마음― 포근하다.
넓은 들판과 푸른 산을 가로질러 엉금엉금
이어달리는 전신주들의 질주― 늠름하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 사이 몸을 불태우며
화살처럼 떨어지는 유성의 불빛― 신비롭다.
단풍 곱게 물들어가는 가을 산을 바라보며
멀리 있는 그대를 그리는 그리움― 그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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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c광장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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