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운석 / 임보

운수재 2022. 6. 1. 10:29

운석(隕石)

                                                                                             임 보

 

 

운석은 별똥별입니다. 별에서 떨어져 나온 조각들이 광막한 허공을 떠돌다 지구의 인력권에 들어오면 지구를 향해 추락해 내리지요. 그때 대기와의 마찰로 인해 불이 붙게 되는데 그것이 유성(流星)―별똥별입니다. 그렇게 타다 남은 별똥별이 지상에 떨어지면 그것을 일러 운석(隕石) 혹은 운철(隕鐵)이라고 한답니다. 그러니 운석이나 운철은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의 한 부분이므로 귀한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운석의 값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10배나 더 비싸게 거래되는 모양입니다.

 

몇 해 전에는 경남 진주에 몇 개의 운석이 떨어져 세상을 흥분시키기도 했지요. 산야에는 수수 억만 년 동안 떨어진 운석들이 많이 박혀 있을 터인데 보통사람들은 식별하기가 어려우니 모르고 지나치는 게지요.

나는 30대에 돌에 미쳐 몇 년 동안 강가의 돌밭을 헤집고 다닌 적이 있었습니다. 소위 수석(水石)이라는 걸 찾느라고 말입니다. 그러다 부질없는 짓임을 깨닫고 그만두기는 했습니다만 지금도 우리 집 마당엔 그때 주워온 돌들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그 돌들 가운데 혹 하늘에서 떨어진 놈들이 있나 하고 살펴보곤 합니다만 나의 옅은 식견으로 쉽게 판별할 수가 있겠어요?

 

어떤 이는 운석을 찾고 싶으면 사막이나 눈에 덮인 남극 지대를 가보라고 권하기도 합니다. 그런 곳에선 색다른 돌멩이를 찾아내기 쉬울지도 모르지요. 로또 복권을 사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것보다 사막에 가서 운석을 찾는 것이 더 천금을 쥘 수 있는 확률이 높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어떤가요? 나와 함께 사막 탐사를 한번 떠나보시지 않을래요? 사하라든 고비든… 아직 사람의 발걸음이 가 닿지 않은 처녀지를 한번 밟아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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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 창작> 22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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