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시] 자연 속의 삶 61-65 / 임보
61
마음이 넓으면 만종(萬鍾)의 녹(祿)도 질그릇 조각처럼 하찮고
마음이 좁으면 한 올의 머리카락도 수레바퀴처럼 무겁다.
* 마음이 트인 이에겐 고관대작에게 주어지는 많은 보수도
질그릇 조각처럼 하찮게 여겨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고,
마음이 좁은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심기가 불편하여 괴로움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62
만일 우리가 외물(外物)을 부릴 수 있다면
욕정(欲情)도 소중한 천기(天機)임을 알리라.
* 하찮은 풀과 나무도 자연을 이루는 소중한 사물이듯이
욕정 또한 우리의 심성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다.
그런데 경계할 것은 욕정에 사로잡혀 사물을 제대로 부리지 못하는 경우다.
우리가 분별력이 있다면 욕정 또한 자연이 부여한 소중한 정서임을 깨닫게 되리라.
63
마음이 맑은 물처럼 고요하기만 하면
천지만물이 다 진경(眞境) 아님이 없다.
* 흐리고 움직이는 물에는 사물의 모습이 제대로 비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잡념이 가라앉은 맑고 고요한 마음에게만 사물의 진경은 비친다.
그때 우리는 삼라만상이 한결같이 참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64
골짜기에 메아리가 사라짐 같이 귀는 소리를 머물게 하지 말고
연못에 달그림자 지나감과 같이 마음은 그림자를 담아 두지 말라.
* 흘러가는 메아리를 골짜기는 담아두지 않는다.
들리는 세상의 속된 소리들을 귀에 담아둘 일이 아니다.
달이 지나간 뒤 연못에 달그림자가 남아 있던가?
마음도 연못처럼 흘러가는 그림자들을 담아둘 일이 아니다.
소리와 그림자들을 담아두지 않으면 걱정과 시비의 화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65
고해(苦海)니 티끌이니 세상을 이르지만
어찌 세상이 고해며 티끌일소냐?
사람의 마음이 매여 그렇게 괴로운 것을
* 사람들은 세상을 거친 바다처럼 괴롭다느니 티끌처럼 더럽다느니 하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어찌 이 세상이 그렇게 괴롭고 더럽단 말인가?
푸른 산, 맑은 물, 꽃과 새들…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괴롭고 더럽게 느낀 것은 우리의 마음이 욕망에 얽매어 헤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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