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 임보 도자기 / 임보 불 속에서 태어난 흙의 굳은 영혼 * 모든 사물이 불 속에서 소멸하는데 오직 불 속에서 생성된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자기瓷器다.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7.06
불 / 임보 불 / 임보 환원還元의 독재적 폭력 거신巨神의 뜨거운 혀 * 물은 생성生成의 모체母體라면 불은 소멸消滅의 매체媒體다. 불은 일차적으로 사물의 형상을 무너뜨린다. 이는 그 사물을 이루었던 모든 요소들을 애초의 상태로 환원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생성만 있고 소멸이 없다면 이 세상은 얼마..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7.05
물 / 임보 물 / 임보 생명의 씨 생명의 밭 * 모든 생명은 물에서 비롯되고 모든 생명은 물에서 길러진다. 물이 있는 곳엔 생명이 있고 물이 없는 곳엔 생명이 없다.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7.04
공기 / 임보 공기 / 임보 물질物質의 유령幽靈 * 빛이 투과해 버린 투명한 물질은 보이지 않는다. 존재하지만 눈에 띄지 않는 공기, 우리들의 시력은 얼마나 무력한가.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7.03
아침 / 임보 아침 / 임보 이슬 속에 반짝이는 영롱한 산천 산천을 몰아 삼킨 풀무치 한 놈 * 한 마리의 곤충도 신비로운 육신을 다 갖추고 있고. 하나의 원자도 태양계와 같은 구조를 지니고 있다. 한 방울의 이슬 속에 어찌 천지가 담겨 있지 않으리. 작은 것들의 오묘한 세계여!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7.02
나비 / 임보 나비 / 임보 우화등선羽化登仙, 천국에의 눈부신 예감 * 나비의 전신前身은 온 몸으로 지상을 기던 천박한 벌레였다. 그것이 어떻게 날개를 얻어 하늘을 나는 우화등선의 변신을 하는가? 우리에게도 이 지상의 고달픈 삶을 넘어 어딘가 평화가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예감이다.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6.30
꽃새 / 임보 꽃새 / 임보 늦 정월 떼눈 속에 타는 동백꽃 꽃불에 입 녹이다 조는 동박새 * 온통 동백꽃으로 뒤덮인 남쪽의 포근한 섬에 듬뿍 늦눈이 내렸다. 꽃은 눈 속에 이글거리는 숯불, 그야말로 홍백紅白의 조화가 가관이다. 천지는 고요―, 동박새조차 졸고 있는데 나만 깨어 있다.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6.29
청개구리 / 임보 청개구리 / 임보 연잎 위에 떠 있는 초록의 고요 한 점 * 한여름의 신선한 아침나절 세상은 온통 초록이다. 물가에 앉아 마음을 다스리면 나도 한 마리의 청개구리가 된다. 임보시집들/운주천불 2007.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