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자작나무에서 돌배나무까지 / 임보

운수재 2007. 2. 27. 11:14

 


자작나무에서 돌배나무까지

                                                     임  보

그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가고

묻기에

동(東)은 아침인데 서(西)는 저녁이고

남(南)은 여름인데 북(北)은 겨울이라고

대답했더니

토공(土公)이 웃는다

그의 집 뜰은 한 십여 평 되는데

하루에 만 리를 달리는 그의 말(馬)도

뜰 좌편의 자작나무 한 가지 끝에서

뜰 우편의 돌배나무 한 가지 끝까지

이르는 데는

몇 천 년이 더 걸린다고 한다.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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