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북 / 임보

운수재 2007. 3. 1. 09:37


  /  임보



북악(北岳) 기슭에는

토문(土門)이란 자가 북과 함께 살고 있는데

한번 두드리면 그 소리가 천 리를 울린다.

남천(南川) 물가에는

지음(至音)이란 자가 비둘기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 소리만 듣고도 토문(土門)의 마음을 환히 본다.

북이 울릴 때마다

지음(至音)은 비둘기를 날려 보내

친구의 가슴을 어루만지는데

토문(土門)은 비둘기 다리에 매달린 헝겊으로

마른 이마를 씻기도 하고

혹 젖은 눈을 말리기도 한다.

 

 






자연과 시의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