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 임보
북악(北岳) 기슭에는
토문(土門)이란 자가 북과 함께 살고 있는데
한번 두드리면 그 소리가 천 리를 울린다.
남천(南川) 물가에는
지음(至音)이란 자가 비둘기와 함께 살고 있는데
그 소리만 듣고도 토문(土門)의 마음을 환히 본다.
북이 울릴 때마다
지음(至音)은 비둘기를 날려 보내
친구의 가슴을 어루만지는데
토문(土門)은 비둘기 다리에 매달린 헝겊으로
마른 이마를 씻기도 하고
혹 젖은 눈을 말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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