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어익 / 임보

운수재 2007. 2. 28. 12:43

 


어익(魚翼)  /   임보



사부(沙夫)의 낚시줄에는 고기들이

한꺼번에 너댓 마리씩 물려 오르다

공중에서 떨어져 내린다

잠시 지켜보고 있었더니

줄 끝에 낚시는 없고

낚시밥만 매달려 있다

말하자면

낚시줄에 먹이를 달아

고기들에게 나누어 주는 셈이 아닌가

그럴 바엔

줄 끝에 매달 일이 아니라

그냥 던져 주면 쉬울 걸

그렇게 하고 있는가고 했더니

고개를 흔든다

알고 봤더니

어족(魚族)들에게 날아오르는 법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었다

솟아오른 고기들의 앞지느러미가

새의 날개처럼 돋아 퍼덕이고 있다.

 






자연과 시의 이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