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유공희의 글/유공희의 시

사모 / 유공희

운수재 2007. 7. 16. 09:34

 

 

사모(思慕)  /   유공희

― N에게

 

어덴가 인적 없는 멧골

쓸쓸한 나그네 방에

소리도 없이 타고 흐르는 촛불처럼

 

한없이 슬기로운 맵시로

나의 가슴에 영원히

이름없는 불꽃이 하나

 

억만 년도 내것인 듯

넋을 태우고

나이를 불살라

죽을 리 없는 광망(光芒) 속에

 

아 그대로 말미암아

나는 항상

명절(名節) 같은 미신의 그믐밤에서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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