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 유공희
흩어진 머리털 그대로 두고
날리는 치마폭 그대로 두고
혼자 말없이 걸어갔을 길
어두운 밤
깜박이는 환영(幻影)의 불빛 따라
그 발자욱 찾아 걸어가는 길
그 눈물 밟아 걸어가는 길
가도 가도 끝없는 이 길 위에
쓰러진 채 눈을 감으려냐? 넋아!
젖은 눈 앞 별의 손가락 모인 곳에
흩어진 머리털 그대로 두고
날리는 치마폭 그대로 두고
오, 황량한 나의 뮤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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