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유공희의 글/유공희의 시

길 / 유공희

운수재 2007. 9. 20. 06:28

 

 

길 /   유공희

 

 

흩어진 머리털 그대로 두고

날리는 치마폭 그대로 두고

혼자 말없이 걸어갔을 길

 

어두운 밤

깜박이는 환영(幻影)의 불빛 따라

그 발자욱 찾아 걸어가는 길

그 눈물 밟아 걸어가는 길

가도 가도 끝없는 이 길 위에

쓰러진 채 눈을 감으려냐? 넋아!

 

젖은 눈 앞 별의 손가락 모인 곳에

흩어진 머리털 그대로 두고

날리는 치마폭 그대로 두고

 

오, 황량한 나의 뮤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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