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유공희의 글/유공희의 시

밤이 되면 / 유공희

운수재 2007. 9. 21. 07:52

 

밤이 되면 /  유공희

 

서쪽 하늘에 고운 노을 사라지고

별처럼 이집 저집 등불이 켜지면

내 가슴은 고요히 고독의 품에 안긴다

 

멀고 먼 옛날 풀밭 위의 낮꿈과도 같이

창틈으로 별이 손짓하면

내 눈앞에는 송이송이 옛날의 꽃이 핀다

 

밤이 되면 나를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보이지 않는 그 손

밤이 되면 무성한 그 화원(花園)

아 언제부터 그 품에 안기어

그 꽃밭에 잠드는 행복을 나는 가졌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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