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 유공희의 글/유공희의 시

귀뚜라미 / 유공희

운수재 2007. 10. 1. 05:05

 

 

 

귀뚜라미 /  유공희

 

 

무엇이 너를 배반하였느냐

기나 긴 이 가을밤을 울어 새우려는 귀뚜라미야

 

한밤중 등잔불 밑에 나타난

신경질인 네 모양은 이단(異端)의 화신(化身)이었다

 

밤이 새도록 목쉰 소리로

시계를 비웃는 너를… 귀뚜라미야

해가 지도록 망각의 노래에 젖는 매미보다

어리석다 할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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