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 유공희
무엇이 너를 배반하였느냐
기나 긴 이 가을밤을 울어 새우려는 귀뚜라미야
한밤중 등잔불 밑에 나타난
신경질인 네 모양은 이단(異端)의 화신(化身)이었다
밤이 새도록 목쉰 소리로
시계를 비웃는 너를… 귀뚜라미야
해가 지도록 망각의 노래에 젖는 매미보다
어리석다 할 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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