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겨울, 하늘소의 춤

복대동시 6

운수재 2008. 10. 22. 20:37

 

 

 

복대동시(福臺洞詩)·6 /    임보

 

 

이 방이 산방(山房)이네

 

산에는

산짐승들도 다 잠들어

하늘의 별 무리들만

잣나무 가지 위에 앉아 떨고 있네

 

무슨 영문인지

바람이 한 차례

이 산골을 휘젓고 지나면

조을던 별놈 몇 녀석

곤두박질치며 미끄러져 내리네

 

복대동 내 방엔

비구 한 놈 술병 들고

떨어진 별들을 주워 담고 있네

 

산은 이미 다 뭉개져 없지만

여기는 그래도 산방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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