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날아가는 은빛 연못
설경(雪景)․1/ 임보
잠에서 깨어나 봤더니
세상 천지는 온통
열두 자의 눈 속에 눌려 있었다
우리는 온종일
구천동(九千洞) 쪽으로 눈의 터널을 뚫다
그만 지쳐
눈 속에 묻히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