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날아가는 은빛 연못
설경(雪景)․2/ 임보
산골에는
보름이 넘도록 눈이 내렸고
눈은
지붕보다 깊이 우리를 묻었다
어느날
가죽나무 곧은 몸뚱이를 타고 기어올라
드디어 눈 위의 세상을 보았을 때
아 거기는
아무것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