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눈부신 귀향

움켜쥔다

운수재 2009. 8. 18. 08:13

 

 

 

 

움켜쥔다/                     임보

 

 

 

입들은 먹이를 움켜쥐고

수컷은 암컷을 움켜쥔다.

 

몇 푼의 돈을 움켜쥐기 위해

사람들은 또 얼마나 혈안인가?

 

하기사

세상의 모든 것들은 다 움켜쥐고 있다.

 

노른자와 흰자를 움켜쥐고 있는 둥근 달걀

검은 씨와 과즙을 움켜쥐고 있는 빨간 사과

 

길가에 놓인 한 덩이 돌도

얼마나 힘껏 움켜쥐고 있는가?

 

단단한 정(釘)으로도 우리는

그의 손을 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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