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암(看月菴)*
임보
간월암 섬절을 물어 물어 갔더니
바다가 미리 알고 물길을 열었네
마른 바다 모래 밟고 건너가 보니
절문은 닫혀 있고 시누대만 으시시
무학(舞鶴)이 났다는 학돌재*는 어디고
만공(滿空)*이 깃들었던 선방은 어딘가
바다 막아 육지 만든 벽해상전(碧海商田)*가
굴 파는 여인들만 옷깃을 잡는데
안개 속에 바다는 주저앉아 버리고
하늘엔 낮달도 보이지 않고
간월암 간월암 목탁소리만
나그네 가슴속을 파고드누나
* 간월암(看月庵) : 충청남도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리에 위치한 작은 암자로 조선 초 무학 대사가
창건하였으며, 만공 대사가 중건하였다고 전함. 만조에는 섬이 되고 간조에는
육지와 연결됨.
* 학돌재 : 이태조의 왕사(王師)였던 무학 대사가 태어났다는 곳
* 만공 : 조선조 말기의 선승
* 벽해상전(碧海商田) : 상전벽해(桑田碧海)를 패러디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