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처럼/ 임보
딸깍
그대의 집 초인종을 누른다
소리도 없이 열리는 문(門)
그대는 없고 빈 방에
그대가 벗어 놓고 간 허물 같은 언어들만
남루하다
그대의 체온도
그대의 체취도
만질 수 없는
평면사각(平面四角)의 형광방
힐끔거리며 주위를 잠시 살핀다
<메모를 남겨 주세요>는
못 본 척
내 종적을 흘리지 않고
훌쩍 도둑처럼 담을 넘어
옆집의 문을 밀고 들어간다.
도둑처럼/ 임보
딸깍
그대의 집 초인종을 누른다
소리도 없이 열리는 문(門)
그대는 없고 빈 방에
그대가 벗어 놓고 간 허물 같은 언어들만
남루하다
그대의 체온도
그대의 체취도
만질 수 없는
평면사각(平面四角)의 형광방
힐끔거리며 주위를 잠시 살핀다
<메모를 남겨 주세요>는
못 본 척
내 종적을 흘리지 않고
훌쩍 도둑처럼 담을 넘어
옆집의 문을 밀고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