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스크랩] 다시 100명의 목을 치다 / 임보

운수재 2018. 12. 9. 06:27



다시 100명의 목을 치다

                                                         임보 

 


오늘 아침

기분도 찝찝하고 해서

친구 숙청을 감행키로 한다

 

페북의 친구 재적부를 펼쳐놓고

살생부도 없이

친구, 아니 볼품없는 놈들의 목을 벤다

 

칼을 쓰지 않고도

클릭 한 번으로 목을 날릴 수 있다

 

평소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놈들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유령인간들

소통불릉의 이국 녀석들

역겹게 꼬리치는 매춘녀들

판매에 혈안이 된 장사꾼들

 

피를 묻히지 않고도

인정사정 없이

목을 벨 수 있다

 

하지만 100여 명을 베고 났더니

팔도 아프고

낭자한 피비린내가 코에 아려

숨이 막힌다

 

살인은 역시 살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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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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