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무서운 무기
임보
어떤 동물들은 머리에 뿔을 길러 자신을 보호하기도 하고
동료들과 힘겨루기를 해서 패권을 장악하기도 한다
염소의 뿔은 애잔하지만 사슴의 뿔은 얼마나 화사한가
그러나 힘으로는 들소나 코뿔소의 것을 당할 수가 없다
어떤 동물들은 날카로운 발톱을 무기로
적을 격퇴하고 먹이를 포획하기도 한다
곰이나 독수리 같은 맹금류들이 그렇지 않던가
사나운 발톱이 단단한 뿔을 이긴다
그러나 뿔이나 발톱을 이기는 사나운 무기가 있다
이빨이다!
수륙을 넘나들며 위용을 떨치는 악어의 이빨 앞에
자유로운 동물은 거의 없다
그런데 지상에 군림하는 사자나 범 같은 맹수들은
두 가지 무기― 즉 발톱과 이빨을 다 갖추었다
그래서 그들은 정글의 제왕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수효는 지상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들보다 더 힘센 종족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다!
인간은 뿔도 없고, 발톱과 이빨도 보잘것없지만
지상의 모든 생명체를 제압하는 힘을 지녔다
그것은 두 개의 손을 가진 때문이다
올무를 놓고 칼과 창을 휘두르며
화살을 날리고 총을 쏘아서
맹수들을 그들의 손아귀에 넣었다
그러니, 가장 무서운 무기는?
손이라고 해야 하나?
이 부드러운 손!
======================================
출처 : 자연과 시의 이웃들
글쓴이 : 운수재 원글보기
메모 :
'신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크랩] 다시 100명의 목을 치다 / 임보 (0) | 2018.12.09 |
|---|---|
| [스크랩] 獻(헌) / 임보 (0) | 2018.12.08 |
| [스크랩] 작은 손 / 임보 (0) | 2018.12.03 |
| [스크랩] 전철 임산부석 / 임보 (0) | 2018.12.01 |
| [스크랩] 가난이 괜찮다 / 임보 (0) | 2018.1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