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주국 월주국(月舟國) 임보 태평양을 항해하다가 탐라도 크기의 아담한 무인도를 발견했다 사철 온화한 날씨에 아열대의 과일들이 지천으로 열려 있고 바닷가에 나가면 은빛 고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든다 그 섬에 한 나라를 세우기로 한다 이름하여 월주국(月舟國)이다 그리고 그 나라의 주민.. 신작시 2019.06.03
우쭐댈 것 없다 우쭐댈 것 없다 임보 지금 단두대를 향하여 걸어가는 사형수의 남은 시간은 단 10분! 어떤 말기암 환자는 남은 삶이 겨우 몇 개월인 경우도 있다 앞길이 양양하다고 물정도 모르고 우쭐대는 사람들아! 모든 생명체는 다 사형수다 다만 그 집행일을 모르고 있을 뿐! ================================.. 신작시 2019.05.30
한중망 [엇시조] 한중망(閒中忙) 임보 신문도 뒤져보다 티비도 돌려보다 페북도 열어보다 카페도 둘러보다 전화도 걸어보다 메일도 보내보다 시 한 수 얻었으니 더 할 일이 없어라 ================================= 신작시 2019.04.22
한거(閑居) [시조] 한거(閑居) 임보 해 지면 자리에 들고 날 밝으면 눈을 뜨고 들어온 밥상 보고 끼니 됨을 짐작하고 피는 꽃 바라다보고 오는 절기 깨닫고 신작시 2019.04.04
치류산관시 [시조] 치류산관시(峙流山館詩) 임보 석산이 품은 정기 선비의 기상이요 옥류에 서린 청정 은자의 성품일세 청송의 푸른 기개에 님의 뜻이 넘쳐라 한 자루 붓으로 치류산관 세워 놓고 어지러운 한 세상 곧고 굳게 사시며 금강(金剛)에 버금갈 만한 수작을 낳았어라 * 치류산관인 : 운정(云.. 신작시 2019.03.21
춘흥 [시조] 춘흥 임보 시경을 열었다가 역경을 펼쳤다가 시조도 읊조리다 단가도 흥얼대다 나는 새 바라다보며 어깨춤도 추노라 벗은 안주 지고 나는 술병 들고 돗자리 목에 걸고 단소는 허리춤에 아해야 꽃 다 지겄다 어서어서 오르자 신작시 2019.03.17
[스크랩] 네루다의 질문에 대한 대답 / 임보 네루다의 질문에 대한 대답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에 화답함 임 보 도마뱀은 딸기밭에서 물감을 사 오고 소금은 물고기 비늘에서 투명함을 빌어 오며 석탄은 천만 년의 잠 속에서 얼굴을 태운다 꿀벌은 엄마 젖꼭지에서 꿀의 맛을 처음 맡고 솔은 봄꽃들에 주눅들어 제 향기.. 신작시 2019.02.26
[스크랩] 페이스북에 얼굴 팔기 / 임보 페이스북에 얼굴 팔기 임 보 페이스북의 주인공은 ‘페이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얼굴이다 예쁘게 분칠한 얼굴을 뽐내기도 하고 고운 차림을 한 몸을 선보이기도 하고 유명인과 나란히 함께한 모습이며 명승지를 유람하는 자신을 자랑키도 한다 어떤 이는 꽃과 함께 어떤 이는 음식과 .. 신작시 2019.02.13
[스크랩] 몽유록 / 임보 몽유록(夢遊錄) 임보 간밤엔 신선 세상에 올라가 보았다 가파른 절벽을 기고 기어서 좁은 동굴을 뚫고 들어갔더니 산마루 위에 호수를 품은 정자가 있었다 차도르*를 걸친 아랍 소녀가 막 맞아주려 하는데… 그만 깨고 말았다! ------------------------------------ * 차도르 : 얼굴만 내놓고 전신을.. 신작시 2019.02.11
[스크랩] 난로를 피우는 사람 / 임보 난로를 피우는 사람 임보 산골 조그마한 초등학교 한 학년이 한 클라스 학생들이 아직 등교하기 전 초겨울 이른 아침인데 교실 연통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맨 먼저 1학년 교실에서 다음엔 2학년 교실에서 6학년 교실과 교무실이 맨 나중이다 당직 선생님이 피우신 건가? 청소 아.. 신작시 2019.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