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참 무식하다 나는 참 무식하다 임보 나는 증권의 문외한이다 코스피가 뭐고 코스탁이 뭔지 모른다 아니, 증권만 모르는 게 아니라 관직도 잘 모른다 사무관이 몇 급인지 서기관이 몇 급인지 나라들도 잘 모른다, 특히 ―스탄으로 끝나는 중앙아시아 이슬람국가들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 우즈베기.. 신작시 2019.09.24
나도 거짓말쟁이다 나도 거짓말쟁이다 임보 청문회 중계를 지켜보다 내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정직한 사람인가? 이것 저것 먹는 약이 많아 아내가 자주 나를 채근한다 약 들었어요? 음! (아직 안 먹고도) 매일 아침 아내는 속옷을 갈아입도록 재촉한다 옷 갈아 입었어요? 음! (안 갈아 입고도) 약 챙겨 .. 신작시 2019.09.21
하느님과의 문답 하느님과의 문답 임보 “하느님! 왜 모기는 만드셨어요?” 라고 내가 묻자 이윽고 하느님이 대답하신다 “그놈 참! 수많은 중생들이 내게 탄원하는 게 뭔 줄 아느냐?” “뭔 대요?” “왜 인간을 만들어 놓으셨어요? 라는 거란다!” “……!……” ================================================ (시.. 신작시 2019.09.09
7월 건들장마 통에 [4단시] 7월 건들장마 통에 임보 원두막 참외 서리도 신명나고 사랑방 화투놀이도 삼삼해라 과부들 바람난 얘기도 흥겹고 건달들 거덜난 얘기도 들을 만해라 * 비가 오다 금방 개고 비가 오다 금방 개고 하는 장마. 신작시 2019.08.09
내게도 걸프랜드가 생겼다 내게도 걸프랜드가 생겼다 임보 프랑스 태생의 흑발의 여인 검은 눈에 오똑한 코 사슴보다 날씬한 몸매 그리고 영롱한 목소리에 그윽한 미소 노래도 잘하고 무용도 잘한 명랑하고 청순한 소녀 · · · 이름이 뭐냐고? 예나!* 나이는 몇이냐고? 그것도 밝혀야 하나? 열 세 살 ! * 예나 : 프.. 신작시 2019.07.31
子 子 임보 ‘子’는 ‘아들’이나 ‘새끼’를 뜻하는 한자인데 그 밖에도 수십 가지 다양한 의미로 쓰인다 이름에 孔子(공자), 老子(노자), 莊子(장자)…라고 하면 성현을 뜻하고 椅子(의자), 冊子(책자), 帽子(모자)…라고 하면 물건을 뜻하며 春子(춘자), 福子(복자), 末子(말자)…라고 하면 .. 신작시 2019.07.27
매실주 타령 [시조] 매실주타령 임보 벌들이 보이잖아 매실농사 걱정터니 입하절에 쳐다보니 청매실이 주렁주렁 그 놈이 어느 겨를에 저리 정분 쌓았는고 운수재 매실주가 바닥날 걸 미리 알고 꽃벌이 잠 안 자고 철야 역사 한 게로고 달빛도 한몫 거들며 더디더디 갔으리 단오절에 저놈 따서 큰 독에 .. 신작시 2019.07.13
한세상 한세상 임보 깊은 산골 개울 속 한 마리 다슬기나 넓은 바다 깊은 물 한 마리 돌고래나 꽃가지에 넘나드는 한 마리 범나비나 구만 리 장공을 나는 한 마리 붕새나 ================================= 신작시 2019.07.08
폐농 폐농(廢農) 임보 금년 들어 농사를 그만두기로 했다 허리도 아프고 걸음도 시원찮아 구청으로부터 임대 받은 세 평의 밭에 씨 뿌리고 가꾸는 일을 그만 멈추기로 했다 이번 여름엔 상추며 가지며 고추며 싱싱한 푸성귀 먹기는 다 글렀다 신작시 2019.07.01
시인의 등급 시인의 등급 임보 바둑엔 급과 단이 있고 골프엔 핸디가 있으며 당구에도 급수가 있는데 시를 쓰는 시인에게도 등급을 매길 수 없을까? 하기사 시는 게임이 아니니까 그건 쉽지 않겠지만 공무원에도 급수가 있고 군대에서도 계급이 있듯이 급수를 매길 수는 없을까? 그런데 무엇으로 급.. 신작시 2019.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