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에서 / 임보 전철(電鐵)에서 / 임보 오래 서서 감은 다리를 튼튼히 길들임이요 빈자리를 남에게 허락함은 그대 마음의 평화로다 자리에 연연한 자는 늘 괴로울진저! * 세상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우리가 몸을 튼튼히 하기 위해서 얼마나 고된 운동들을 하는가? 혹 그대의 육신이 괴로운 때를 당하거든 &#985..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4.07
어부 / 임보 어부(漁父) / 임보 바우는 배를 몰고 바다로 나가 낚시로 두 마리만 잡으면 종일 낮잠��다 한 마리는 제놈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여편네 몫이다. * 모든 재앙의 근원은 욕심에 있다. 끼니를 때울 음식만 있으면 족하거늘 사람들은 쓸데없는 욕심을 부려 제 마음과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다. 자족(自足)..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4.05
짝사랑 짝사랑 임보 내 전생에 너를 얼마나 울렸기에 한평생 날 붙들고 잠 못 들게 하는가 사랑은 행복이 아니라 형벌일레 보이지 않는 끈으로 영혼을 묶는― * 한평생을 두고 못 잊는 사랑을 간직한다는 것은 행복이 아니라 형벌이다. 그러나 베아트리체의 포로가 된 단테는 『신곡(神曲)』을 만들어 내지 않..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4.04
가시연꽃 가시연꽃/ 임보 탱자나무 울타리 속 과수원집 내 어렸을 적 앉은뱅이 가시내처럼 풀리지 않는 세상의 아픈 비밀 연못 위에 떠 있는 푸른 가시방석 * 가시연꽃은 둥근 잎을 물 위에 띄우고 물속에 숨어 산다. 가끔 자신의 잎을 뚫고 솟아오른 가시투성이의 꽃대 끝에 등대의 불빛 같은 작은 보라색 꽃을 ..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4.03
책머리에 책머리에 수년 전부터 ‘사단시(四短詩)’라는 이름으로 네 마디 짧은 시를 시험해 보고 있다. 그리하여 그 첫 번째 시집으로 『운주천불』(2000,우이동사람들)을 선보인 바 있다. 이 『가시연꽃』은 그러니까 『운주천불』 이후에 쓴 작품들의 묶음이다. 시라는 글은 가능한 한 짧을수록 이상적이라는..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