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푸리먼 / 임보 캐시 프리먼 / 임보 캐시 프리먼은 2000년 가을 시드니 올림픽 여자 400m 경주에서 금메달을 딴 호주의 육상선수다 그녀는 1등으로 골인한 후 한동안 땅바닥에 주저앉아 흐느꼈다 메달의 감격 때문이 아니라 민족의 아픔 때문이었다 날강도 백인들에게 강탈당한 조국의 강토를 맨발로 밟으면서 맨발로 ..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8
역사를 믿는다고? / 임보 역사를 믿는다고? / 임보 역사가 소중하다고 말한다 삼한 이전의 역사가 없어서 한국사를 못 쓴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분들을 만나면 눈물이 핑 돈다 그러나 애초부터 역사는 없다 역사의 이름으로 남아있는 것들은 지배자의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왕들은 자기의 실록을 기록한 사관..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7
갈매기들의 반란 / 임보 갈매기의 반란 / 임보 해안의 절벽 위에는 수천의 갈매기들이 끼루룩거리며 인간들의 마을을 엿보고 있다 이들은 왜 먹이가 잔뜩 매달린 저 덕장을 용감하게 습격하지 않는 것일까 민첩한 날개와 예리한 부리로 무장을 한 무적의 저 갈매기 군단이 한번쯤 먹이가 가득 실린 어선들을 공격할 만도 한데..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5
누가 고향을 사랑한다던가 / 임보 누가 고향을 사랑한다던가 / 임보 말로는 고향을 떠들지만 진실로 고향을 아끼는 자는 없다 보라,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놈이 그곳에 지금 몇이나 남아있는가? 눈이 일찍 트인 놈은 스물도 채 되기 전에 집을 떠나 이발소, 우동집 가리지 않고 팔도를 전전하며 굴러다니기도 하고 뱃보가 좀 큰 놈은 ..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4
부치지 못하는 편지 / 임보 부치지 못하는 편지/ 임보 한 여인에게 편지를 쓰노니 밤 깊도록 잠들지 못하고 눈시울을 적시며 편지를 쓰노니 우리들의 조국이면서도 갈 수 없는 지척의 땅 북녘에 살고 있는 한 여인에게 글을 보내노니 아무리 추운 엄동설한이라도 언젠가는 대지가 풀리는 따스한 봄이 온다고 어느 외국 기자의 카..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3
어느 인디언 추장의 기도 / 임보 어느 인디언 추장(酋長)의 기도/ 임보 어머니 대지여, 당신의 등뼈를 뚫어 길을 만들고 당신의 심장에서 기름을 뽑아 수레를 모는 저 문명의 야만인들을 보소서! 당신의 핏줄인 흐르는 강을 막아 둑을 쌓고 당신의 살인 기름진 들판에 굴뚝을 꽂아 천기(天氣)를 더럽히는 저 반역의 무리들을 보소서! 철..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2.01
세워지는 모든 것들은 무너진다 / 임보 세워지는 모든 것들은 무너진다 / 임보 성수대교가 동강나고 삼풍백화점이 주저앉을 때 세상 사람들은 분노했다 세상 천지에 그럴 수가 있느냐고--- 그러나 사람들아,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우리들이다 이 지상에 무너지지 않는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신이 만든 산과 바다도 때가 되면 무너지고 기울거..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1.30
보이지 않는 손들 / 임보 보이지 않는 손들/ 임보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뱃심좋게 공약을 외치며 허공 높이 쳐드는 정치인들의 검은 손이 아니라 불의를 고발하고 악을 심판하는 용감한 민초들의 정의로운 흰 손이다 세상을 살지게 하는 것은 회전의자에 묻혀 계산기나 잘 두드리는 기업인들의 두툼한 손이 아니라 선적 일을 ..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1.29
우리들의 새 대통령 / 임보 우리들의 새 대통령/ 임보 수많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비상등을 번쩍이며 리무진으로 대로를 질주하는 대신 혼자서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골목길을 즐겨 오르내리는 맑은 명주 두루마기를 받쳐입고 낭랑히 연두교서를 읽기도 하고, 고운 마고자 차림으로 외국의 국빈들을 환하게 맞기도 하..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1.28
책머리에 책머리에 시인들 역시 보통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가 뿌리하고 있는 현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리하여 주어진 현실이 만족스러우면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작품을 쓰게되고, 주어진 현실이 불만스러우면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게 된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저항문.. 임보시집들/사슴의 머리에 뿔은 왜 달았는가 2007.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