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듬이 / 임보 더듬이/ 임보 더듬이로 살아가는 개미를 보고 사람들아, 답답하다 비웃지 말라 망원경으로 바라다보는 그대의 눈도 우주의 다락에서는 겨우 더듬이일 뿐 * 허불 망원경을 만들어 먼 우주공간을 관측한다고 야단들이다. 그러나 광막한 우주에서 내려다보면 인간이 바라보는 거리도 미미하고 미미할 뿐..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31
열등 인간 / 임보 열등 인간/ 임보 배우지 않아도 암탉은 알을 잘 낳고 가르치지 않아도 까치는 보금자릴 잘 튼다 조산원에 누워 있는 만삭의 여인들아 청약에 또 낙방한 무주택 서민들아 *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제 새끼도 제 힘으로 못 낳고. 제 집도 제 손으로 못 짓는 생물은 오직 인간뿐이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30
단풍 / 임보 단풍/ 임보 수런수런 만산(萬山)에 번지는 홍역(紅疫) * 날로 붉어 가는 가을 산을 보고 있노라면 간지럽다. 아이의 고운 피부에 돋아난 발진 같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9
추락 / 임보 추락(墜落)/ 임보 너무 높이 날아오르지 말라 추락의 아픔을 견디기 어려우리 * 세상이 우러러 보는 출세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추락의 고통을 맛볼 것이므로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7
비상 / 임보 비상(飛上)/ 임보 높이 나는 새를 부러워 말라 결국 그가 깃들일 곳은 지상의 숲이다. * 세상에 군림하는 왕후장상들도 다 보통사람들과 함께 지상에 묻힌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6
나무의 고행 / 임보 나무의 고행/ 임보 삼복(三伏)에 성장(盛裝)하고 삼동(三冬)에 벌거벗은 장립불와(長立不臥) 평생부동(平生不動) * 어느 고행승도 한 그루 나무의 수행을 따를 수 없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5
장송곡 / 임보 장송곡/ 임보 드디어 그대는 달려가 박힌다 저 광활한 우주의 혈관 속에 *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 몸을 빚어낸 우주의 공간 속으로 다시 흩어져 돌아가는 환원이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4
방랑자의 아침/ 임보 방랑자의 아침/ 임보 나를 위해 해가 돋고 나를 위해 산하가 푸르고 나를 위해 만물이 싱그럽도다 나를 위해 세워진 눈부신 제국이여! * 세상은 그대를 위해 마련된 그대의 영토다. 현명한 사람은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방랑자의 호연지기를 즐긴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3
시가 뭐냐고? / 임보 시가 뭐냐고?/ 임보 우리가 꿈꾸는 것들에 대한 찬양이며 우리가 미워하는 것들에 대한 설득이다 * 시는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며, 잘못된 것들에 대한 비판이다. 임보시집들/가시연꽃 2008.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