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보시집들/구름 위의 다락마을

[선시] 난 / 임보

운수재 2007. 3. 6. 13:25

 


난(蘭)  /  임보



유란곡(幽蘭谷)에 이르면

난의 향기가 온 산천을 뒤흔든다.

계곡의 물을 마시고 사는

사슴의 똥에도

그 향이 배어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난초들이 지천으로

이 골짝을 메우고 있기에 그런가고

물을 긷고 있는 동자에게 물었더니

고개를 젓는다.

난형(蘭兄)이라는 그의 스승이

바위 밑에서

한 그루의 난을 기르고 있을 뿐이란다.

 




 



자연과 시의 이웃들


'임보시집들 > 구름 위의 다락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시] 오동을 기르는 자  (0) 2007.03.08
[선시] 석경동 / 임보  (0) 2007.03.07
[선시] 정 / 임보  (0) 2007.03.05
[선시] 밀원 / 임보  (0) 2007.03.03
[선시] 대국 / 임보  (0) 2007.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