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을 기르는 자 / 임보
수정(水晶)인듯 맑은 살결에
옥매(玉梅)의 고운 눈빛이다.
더벅머리 동자(童子) 하나가
동산만 한 아름드리 오동 밑에
표주박으로 물을 담아다 붓고 있다.
저 큰 나무에
하찮은 그 물이 무슨 소용인가 했더니
삼백 년을 길렀는데도 아직
봉황이 깃들지 않는다고
빙긋이 웃고만 있다.
이 고을에선 도대체
얼굴빛만으론 그 나이를 가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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